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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진강 수계 훈련장 르포
    • 등록자명 : 김보래
    • 조회수 : 5,993
    • 등록일자 : 2004.11.25
  • [미군기지 환경오염 리포트]임진강 수계 훈련장 르포


    세계일보 [2004-11-22]



    경기도 파주시와 연천군을 남북으로 가르며 한강 하류로 흘러드는 임진강. 27만 파주시민들이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생명줄이다. 본보 취재 결과 이 임진강 상수원보호구역 안에 미군의 전차훈련장이 버젓이 자리잡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현행법은 상수원보호구역 안에서 상수원을 오염시킬 소지가 있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라도 금지시키고 있다. 낚시조차 할 수 없다. 그러나 담당공무원들은 이 전차훈련장에서 어떤 오염행위가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 상수원보호구역 속의 미군 전차훈련장

    파주시 문산읍에서 승용차로 임진강을 따라 북쪽으로 20분쯤 올라가면 파주시 파평면 장파리 ○○사단 석포초소가 나온다. 어렵게 허가를 받아 안으로 들어가자 임진강가에 광활한 175만평의 갈대밭이 펼쳐졌다. 이곳이 미2사단 기갑부대의 ‘다그마노스 전차훈련장’이다.

    1973년 미군에 공여된 이 훈련장에서는 1년에 180일간 전차부대의 기동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이곳이 오염행위가 철저히 통제되는 상수원보호구역(그림 참조)이라는 점이다. 취재팀은 파주시의 도움으로 관련 문서와 지도를 통해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료에 따르면 파주시는 92년 이 훈련장에서 2km가량 남쪽에 위치한 금파취수장을 확장 준공하면서 임진강변 장좌·장파·금파리 일대 4.842㎢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전차훈련장이 있었지만 파주시는 훈련장이 금파취수장 상류에 위치해 상수원 우려되기 때문에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것이다.

    상수원관리규칙 제2장 제4조 보호구역의 지정기준에 따르면 보호구역은 취수시설이 설치돼 있거나 설치될 예정인 지역 중 지정하고 다만 상당기간 오염의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지역의 경우 등은 예외로 하고 있다.

    ◇미군의 다그마노스 전차훈련장 안의 장좌못. 왕버들 군락지인 이곳은 원래 6000평 규모였으나 미군이 30년 넘게 훈련장으로 사용하면서 못이 메워져(화살표 부분) 3분의 1가량이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시청 하수과 이강현씨는 “당시 이 훈련장은 취수장과 가깝고 상류에 위치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전차훈련장에서 수시로 전차와 장갑차, 기갑차량 등이 동원되는 도하(渡河)훈련이 이뤄져 수질오염이 우려되는데도 관리 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파주시는 미군 측에서 훈련과 관련된 어떤 정보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미군 측이 훈련일정 등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아 오염행위는커녕 훈련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상수원 관리감독책임이 있는 한강유역환경청 담당 공무원은 출입증이 없어 올 들어 단 한차례 이 지역을 둘러봤을 뿐이다.

    이 훈련장은 또 민간인통제구역으로 묶여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북한과 더 가까운 강건너 북쪽 연천군 자작리와 고랑포리는 민간인통제구역이 아니다. 이에 따라 미군 전차훈련장 관리를 위해 민통선이 자의적으로 설정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그마노스 전차훈련장의 도하훈련 지점. 강 건너에 보이는 절벽 위 성벽(화살표)이 경기도문화재로 지정된 고구려 유적 호로고루성이다.

    #2. 취수장 코앞에는 미군 종합사격장

    다그마노스 전차훈련장에서 2km쯤 하류에 위치한 금파취수장 강 건너편에는 놀랍게도 또 다른 미군 종합사격장이 있었다. 취수장에서 바라보니 강 건너 맞은편에 직선거리로 500∼600m 떨어진 곳에 ‘미군 스토리 사격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파주시 진동면 운금·용산리 일대 215만평에 펼쳐져 있는 이 사격장은 올해 철책공사를 강행하면서 산림을 크게 훼손해 말썽을 빚은 곳이다. 이 사격장은 우리 육군이 매년 17주, 주한미군이 23주간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군은 이곳을 대전차·기관총·폭파·M203유탄발사기 사격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미군은 폐전차 등 차량 수백대를 타깃으로 삼고 있어 훈련시 유류·엔진오일·배터리 전해용액·납·부동액 등 중금속이 1년 내내 쏟아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사격장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금파취수장의 임진강과 바로 합쳐져 중금속오염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군은 임진강으로 유입되는 길목의 개울에 웅덩이를 파서 화학물질을 침전시키는 방식으로 정화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인근이 상습침수지역으로 비만 오면 범람해 정화시설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한강유역환경청도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 서면답변서를 통해 “그런 방식으로 처리한다면 임진강 수계를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주변의 토양도 오염될 수 있어 적법한 처리시설을 설치해 처리토록 환경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한강유역환경청은 또 같은 자료에서 ‘미군은 2000년 전차훈련장과 종합사격장 인근 하천 수질검사 결과 철과 알루미늄이 일부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 음용수 수질기준을 초과하지 않고 금파취수장 상수원수 수질검사 결과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사격장과 훈련장의 오염에 대해선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현재 하천수는 군사시설 유무와 관계없이 기본수질검사항목(56개)만 검사할 뿐 훈련장 주변 화약물질을 검사하는 기준도 없어 별도의 기준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관철 파주녹색환경모임 대표는 “장파리 마을 주민들은 상수도 물을 먹지 않고 지하수를 사용한다”며 “물 속에 중금속이 들어있을 것이 뻔한데 어떻게 먹느냐”며 불신을 나타냈다.

    #3. 우리 군은 법대로 하는데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8일 의미있는 선고를 했다. 국방부가 승인한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도창리 백골종합훈련장 피탄지조성사업이 무효라고 판결한 것이다.

    법원은 국방부가 사업을 승인하기 전에 이 지역이 ‘보전임지’인데도 산림청장과 협의하지 않았고 인근 주민들이 간이상수원과 건수취수원에서 온 물을 식수로 사용, 주민의 생존과 직결되는데도 상수원 문제의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법령을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국방부는 99년 12월 4일 이 사업을 승인하고 약 13억원을 들여 2001년 8월 설치공사를 완료했지만 이번 판결로 당분간 훈련장을 사용 할 수 없게 됐다.

    이처럼 우리 군은 환경관련법의 적용을 철저하게 받고 있지만 미군 훈련장은 이 같은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미군은 2000년 10월 스토리사격장 둘레 10.7km에 높이 2.4m의 철조망식 보안울타리 설치작업을 시작하면서 환경영향평가는커녕 산림형질 변경에 따른 원상복구 비용 예치, 산림청·파주시와의 사전협의도 거치지 않았다. 미군이 훼손한 산림은 2만5000평에 달한다.

    파주시는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공사를 중단한 미군이 올 초에 다시 공사를 재개하자 지난 1월 3일과 5일 두차례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고 국내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취재팀이 국방부 시설본부가 파주시에 회신한 공문을 확인한 결과 ‘환경영향평가는 SOFA 규정에 미군 측이 이행할 의무가 없으며 또한 환경조사 관련 정보를 한국의 행정절차에 따라 한국 정부(지방정부)에 보고할 의무도 갖지 않는다’는 이유로 환경영향평가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미군은 달랑 한장짜리 복구계획서를 제출한 채 공사를 강행했다.

    #4. 이전대상에서 제외돼

    미군의 훈련장이 상수원보호구역에 위치해 상수원의 수질을 위협하고 있지만 2002년 3월29일 한·미 양국이 최종 서명한 연합토지관리계획(LPP) 협정서에는 스토리 사격장과 다그마노스 전차훈련장이 반환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군측은 지난 10월15일 ‘시민의 신문’에 보낸 정보공개요구 답변서에서도 ‘스토리와 다그마노스 훈련장은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준비태세에 긴요한 사격장이어서 훈련장의 반환(폐쇄)과 문화재 지표조사 및 환경영향평가 요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혀 환경오염의 치외법권 지역으로 남게 됐다.

    특별기획취재팀=홍성일·최현태·김형구·김종수기자

    /specia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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