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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수천 천년옛길
    • 등록자명 : 박*국
    • 등록일자 : 2017.10.29
    • 조회수 : 1,036
  • 구수천 천년옛길

     
      상주시 모동면 수봉리의 석천은 구수천이라고도 한다. 구수천은 백화산 한성봉(934m)자락을 안고 7㎞를 굽이치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계곡이다. 황희 정승의 신위를 모신 옥동서원에서 영동의 반야사 앞을 지난다.
      상주의 물은 대부분 낙동강으로 흘러들어 영남지방을 적시지만 북서부인 이곳 구수천은 금강 상류 3지천으로 민주지산의 물한계곡서 흘러내리는 초강천과 만나고 심천에서 금강 본류가 되면서 충청도와 화합을 한다.
      구수천 여울은 변화가 많고 아름답다. 1탄에서 8탄까지 구분을 하지만 자연에 심취되어 묵묵히 냇물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서 경상도가 충청도로 바뀌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둘이 하나가 될 정도로 소통이 된 셈이다.


     하기야 흐르는 물길까지 굳이 경상도다 충청도다 나눌 필요가 있을까. 그냥 물길 따라 흐르면 된다. 계곡을 가파르게 굽이돌면서 곳곳에 숱한 여울이 만들어지고 그냥 자연스럽게 노래라도 흥얼거리듯이 흘러가면 된다.
      옥동서원은 정조의 사액서원으로 사적 제532호로 지정되었다. 세종 때 청백리로 알려진 황희 정승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웠으며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폐쇄되지 않은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이다.
      옥동서원 앞 석천에서 징검다리를 건너 시작부터 작은 동산이지만 아주 가파르게 우뚝 솟은 백옥정 정자를 오른다. 인근이 훤히 들어오는 전망 좋은 곳이다. 저 들녘을 적시고 남은 물이 구수천이라는 이름으로 흐른다.

      수려한 자연이 어우러진 곳으로 많은 선비들이 찾아와 풍류를 즐겼을 만하다. 마음을 씻는다는 ‘세심석’ 큰 바위도 있다. 구수천의 좌안을 따라 걷는다. 심산유곡에 옛길을 복원하였지만 대체로 비교적 평탄한 길이다.
      깊고 깊은 산속에 이런 길이 있을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물길이 산을 헤집듯 굽이굽이 모롱이를 감돌며 물 가까이 다가가기도 하고 돌길이 흙길로 바뀌기도 하고 데크길을 걷는가 하며 호젓한 숲을 걷기도 한다.
      높은 산과 깊은 계곡과 작지만 파란 하늘과 연신 흘러가는 냇물과 깎아지른 절벽과 바위와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과 우거진 나무와 잡풀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하나하나 감탄과 함께 멋진 그림의 풍경 속을 걷는다.

      속세를 떠나 모두를 잠시 내려놓고 마음이 편안함을 넘어 우쭐해지는 듯 발길이 가뿐하다. 세상의 잡스럽거나 혼란스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고 고요가 민망한 듯 바스락바스락 나뭇잎 밟히는 자연의 소리가 크게 울린다.
      이처럼 구수천 팔탄 길은 옥동서원에서 8개의 여울(팔탄)을 지나 반야사에 이르는 천년옛길을 복원해놓은 길이다. 구수천은 깊은 산속 계곡물로 여울물 소리가 끊임없이 재잘거리면서 ‘백화산 호국의 길’로 불리기도 한다.
      ‘백화산 호국의 길’이란 말은 신라 때는 삼국통일 전초기지였으며 고려 때는 몽골침입의 격전지였고 조선 때는 임진왜란의 의병활동지로 백화산이 배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모두 잊은 듯 한가한 외진 계곡이다.

      사유지로 약초를 재배하고 커다란 밤나무단지로 빈 밤송이가 수없이 널브러져 있다. 출렁다리가 나온다. 호기심과 함께 짜릿한 기분으로 물을 건넌다. 주변의 산세가 절벽을 이루고 곱게 물들어가며 함께 장관을 이룬다.
      말만 들어도 끔찍스런 저승골이다. 몽골군이 많이 죽어 ‘저승골’로 불린다. ‘차라대’가 ‘홍지 스님’에게 대패해 성을 넘지 못하고 한탄한 데서 백화산의 주봉을 한성봉(恨城峰)이라 하다가 한성봉(漢城峰)이 되었다고 한다.
      ‘임천석대’ 절벽이다. 고려의 거문고 악사 ‘임천석’이 고려가 멸망하자 투신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 태조가 그의 재주에 감탄해 한양으로 불렀으나 응하지 않고 이곳에서 투신해 불사이군의 충절을 지킨 곳이다.

      영동 황간의 반야사다. 냇물 건너 조금 전 지나온 너덜이 눈에 확 들어온다. 한낱 돌무더기였는데 묘하게 호랑이 형상을 하고 있다. 머리며 다리에 치켜 올려진 꼬리까지 막 도약하려는 힘찬 호랑이의 모습과 닮았다.
      그곳을 지날 때는 아무렇지 않았다. 사물에 너무 깊숙이 들어가거나 너무 가까우면 오히려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다. 적당한 거리에서 보아야 비로소 보고 느끼는 것이 있다. 세상사 참으로 묘한 이치의 가르침이다.
      반야사는 아찔한 벼랑 끝에 문수전이 있다. 세조가 문수보살이 시키는 대로 망경대 아래 영천(구수천)에서 목욕을 하고 씻은 듯이 피부병이 나았다고 전해온다. 극락전 앞에 수령 500년 넘는 배롱나무도 눈길을 당긴다.

      차로 10여 분 이동하여 황간면 원촌 초강천의 깎아지른 절벽 월류봉을 찾았다. 달도 머물다 간다는 곳으로 물이 하도 차가워 한천이라고도 하며 우암 송시열이 머물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따서 한천팔경이라고도 한다.
      황금빛 벼로 가득 차야할 가을이지만 영동의 산촌은 비닐하우스가 들어서 하얗게 뒤덮고 감나무의 고장답게 상주와 마찬가지로 나무마다 휘어지게 감만 남아 빨갛다. 그냥 감나무만 심어놓으면 주렁주렁 매달리지 싶다.
      또한 요즘 수확하는 포도가 단내를 풍기고 있다. 가을걷이에 바쁠 텐데도 농부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언제 누가 일하는지 궁금하기도 할 정도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계절을 놓치지 않고 거두며 채우고 비우리라.

    - 2017.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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