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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8회 비단물결 금강천리 트레킹을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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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명 : 최영선
- 조회수 : 8,936
- 등록일자 : 201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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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유역환경청에서는 6년 전부터 '비단물결 금강 천리길'이라는 주제로 매년 10여회씩 트레킹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제8회 대청호 오백리길 중 충북 청주시 문의면 소전리 벌랏마을과 보은군 회남면 은운리에서 분저리까지 트레킹을 했다. 사진을 통해 우리의 젖줄 금강을 지키는 금강가 오지마을 돌아보며 느낀 소감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벌랏 나루터를 바라보며
가뭄에 바닥이 들어난 배턱에서
기우제 지내듯 가곡을 부르니
풀벌레와 산새가 반주를 넣어주네
물 마른 나루는 바닥을 드러내어
잡초만 무성하고
나루턱 이끼낀 배말뚝만장승처럼 서 있네
포구의 배는물 따라 나가
돌아올 줄 모르고
올해는 유난히 비가 오지 않더니만
나루까지 물이 찬 적 없었나
역귀대만 무성하고
나룻배는 어디 갔나
소 잃은 빈 말뚝처럼
배말뚝만 줄지어 서서
주인을 기다리는 망부석이 되었네
한적한 마을에서 한지를 만들던 벌랏마을
산기슭 닥나무 밭다랭이는 콩밭이 되고
한지체험 손님을 맞네
신성한 우물은 물이 마르고
휴한정 정자가 웬말인가
우물을 밟고 서
편한 숨 쉴 수 있나
이도 벌랏 금강의 발원이었는데
집집마다 지하수 펌프가 물 빨아먹어
수맥을 잃었으니
도랑물이 찔찔거리네
가산리에서 내려오는 가산천에
중태기 가제 놀고
대지의 실핏줄은
대동맥을 타고
대청호에 모여 금강이루네
처녀와 총각이 만나듯
가산리 총각이
은운리 처녀를 만나
손을 잡고
가산나루에 나가
대청호가 되었다가
새내울이 되고
합강에서 물을 불려
웅진 사비
백마강으로
마을마다 이름을 바꾸어가며
이 나루 저 나루
빈 나루 지나다
하늘을 싣고 구름을 싣고
물빛을 바꾸어 흐르는
비단물결 금강으로
황해로 흘러 태평양이 되어
평화를 빌고 있네
가산리에 하늘 받치고 서있는 금강의 강원 은운리
금강은 저 숲의 나무뿌리가 끌어안고 있던 림프액처럼
맑은 수액이 흘러 이루어진 피 같은 생명수
금강의 식구는 사람만이 아닌데
저 숲의 주인으로 숲 속에 사는 짐승도 존귀한 생명
짐승들한테는 천국이었던 옛길이 포장되자
오가는 차에 짐승들이 길바닥에서 피를 흘리며
사라지는 문명의 비극
음미리 입구 홀로 서서
마을 손님맞이하는 천년보호수 느티나무
숲 속 길가 보랏빛 꽃향유
길손 맞아 향기 내뿜고
구절초가 하얗게 웃고
시냇물 재잘재잘 이야기 나누고
이름 모를 가을꽃 푸른 하늘 바라보고
이방인들은 핸드폰에 모습 담아가고
인적이 없는 허물어진 폐가
빈집 울타리 안고 도는 제비콩 덩굴
붉은 콩꽃 벌들 불러 꿀을 먹이고
이방인 눈길 멈추어 가네
구름아래 숨어있는
은운리隱雲里
흘러가는 구름이 숨어
쉬어가는 마을
고라니 먹고 남은
콩대궁 토닥이니
깡총 튀는 뽀얀 얼굴
꼬불꼬불 산고개 넘어 분저리 마을 공원
지친 다리를 풀고 이마에 땀을 닦는 한가함
저녁노을이 붉은 빛을 머리에 이고
둥지를 찾는 비단길 동행인
내일도 오늘처럼
비단물결 비단길 같은 마음으로
“금강에 살어리랏다”
금강유역환경청 SNS기자 김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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