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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동의 양산팔경
    • 등록자명 : 박*국
    • 등록일자 : 2017.10.28
    • 조회수 : 881
  • 영동의 양산팔경

     
      대전 시내의 가로수가 곱게 물들어가면서 가을의 단풍을 재촉하고 있다. 오늘은 단풍을 곁들인 비단물결 금강트레킹이 되지 싶다. 무주 남대천과 금산 봉황천이 합수한 강폭이 넓어진 금강이 영동으로 머리를 틀었다.
      영동군 양산면 수두리다. 사과밭에 먹음직스러운 사과가 빨갛게 달려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과수원이다. 나무 밑에는 햇볕을 되받아 쬐려고 반사용 비닐을 깔았다. 그래야 사과의 빛깔이 고루고루 곱게 익어간다.
      수두리는 숲의 머리라는 뜻이 담겨 있다. 나루가 있었는데 4대강 사업으로 지형이 많이 바뀌었다. 수변공원을 만들며 물길이 바뀌고 흐름이 바뀌면서 깊어져 나지막하던 다리는 높아졌고 여울은 건널 수 없게 되었다.
     
      강물의 상류에서 하류 쪽을 바라보면서 왼쪽이 좌안이고 오른쪽을 우안이라고 한다. 수두교를 건너 좌안의 목도를 걷는다. 가을의 금강은 그다지 할 일이 없어 그냥 조용히 흐르기만 하면 될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다.
      영동은 백두대간이 뼈대를 세우고 추풍령이 영남과 충청을 가르는 곳으로 산세 좋고 유유히 흐르는 금강에 빼어난 곳이 많다. 그 중에도 양산면 일대는 일찍이 양산팔경이라고 부를 만큼 아름다운 자연을 지니고 있다.
      양산8경으로 부르는 천태산 영국사, 강선대, 비봉산, 봉황대, 함벽정, 여의정, 자풍서원, 용암인데 정자(누각)가 4군데나 있을 만큼 조선의 선비들이 찾아들어 시문을 읽고 풍류를 즐기며 세월을 낚던 강가이기도 하다.

      산이 많아 상대적으로 하늘은 좁아 보이지만 강물이 흐르고 맑은 공기에 풍광이 빼어나니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으랴 싶기도 하다. 특히 함벽정은 정자의 일부에 작은 방을 들여 불까지 땔 수 있게 구들까지 놓았다.
      누각이나 정자의 기둥은 보통 둥근 나무 본래의 모습을 살려 팔각형이나 6각형인데 4각으로 잘 다듬어진 기둥으로 직사각형의 기와지붕이다. 여름철만이 아닌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이곳에서 즐겼음을 엿볼 수가 있다.
      강 건너 비록 작은 들녘이지만 내다보이는 경관만은 나무랄 데가 없다. 그러니 지금껏 8경의 하나로 손꼽힘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요즘은 누런 볏논 대신에 비닐하우스가 하얗게 들어서서 계절을 무디게 하기도 한다.

      정자와 누각의 차이는 벽이 있느냐 없느냐가 근본적인 차이다. 기둥이 있고 지붕이 있고 벽이 있으면 집이다. 이 집이 누각이고 기둥이 있고 지붕이 있고 벽이 없는 것은 정자다. 이곳에서 누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산수도 가는 계절은 어쩔 수가 없다. 강물은 여울소리와 함께 기온 차이가 심해서인가 거품을 버들잎처럼 띄우고 산자락은 참나무가 붉어지며 툭툭 떨어져 바닥에 수를 놓기도 하면서 새들은 입을 다물었다.
      산길에 무인 농산물판매대를 설치하였다. 아주 작은 판매대이지만 1,000원짜리 현금 몇 장이면 될 우리 농산물이다. 갓 다듬은 부추묶음도 있고 수확해서 껍질을 벗긴 땅콩이나 은행도 있다. 선한 농심에 눈빛이다.

      그렇게 인심이 각박하거나 사납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양심에 스스럼없이 맡기고 잘 지키면서 쏠쏠하게 팔리고 있다. 푼돈을 넘보는 사람도 없다. 여기에 훈훈함이 담겨있다. 믿음이 오고 가는 순수의 마음 소통이다.
      강가 바위섬 6각 정자에 10여 그루 노송이 치맛자락처럼 둘러친 강선대다. 선녀가 노닐 만한 곳이다. 강물이 끊임없이 흘러가고 크고 작은 바람이 수시로 들이닥치면서 어루만지는가 하면 때로는 닦달을 하기도 한다.
      저만큼 시름시름하는 고목을 보니 몸통이 엿가락처럼 비비 꼬였다. 일생을 두고 수많은 바람과 맞부딪치며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 발버둥친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있지 싶다. 고난의 세월이 쌓이고 쌓여 꼬인 몸통이다.

      나무라고 항상 편안하기만 하였을까. 겉으로는 괜찮은 척 푸르름을 토하였지만 속으로는 삶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음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를 원망하기보다 내 탓으로 여기며 끌어안고 살아온 일생이다.
      봉곡교를 지나 송호관광지다. 8경의 여의정이 있고 용암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와 닿는 것은 소나무 숲이다. 중국단풍나무가 붉게 물들고 은행나무가 노랗게 수놓으며 푸른 소나무와 어울려서 가을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여름에는 사람들로 빈틈이 없었다는데 텅 비어 한적하다. 이 일대 금강을 중심으로 『황순원의 소나기』가 영화로 만들어진 촬영지이기도 하다. 앳된 소년 소녀의 순수가 묻어나는 사랑이야기에 눈시울을 적시기도 한다.

     ‘용암’이 묵묵히 강물에 하반신을 담그고 있다. 빠금히 내다보이는 건너편 강선대에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다가 그만 승천을 못한 용이 끝내는 바위로 변하여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아름드리 솔숲에 조용히 누워본다. 15~20미터 높이의 노송이 하늘을 떠받들고 가리고 있다. 숲 사이로 들어오는 높고 파란 하늘이 우물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살짝 하얀 구름이 변화를 주며 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누워서 묵묵히 소나무의 윗부분을 바라본다. 수없이 보아온 소나무인데 줄기며 가지가 어느 지방의 시가지를 연상하게 한다. 큰 줄기는 간선 도로로 쭉쭉 뻗고 작은 줄기는 골목길이며 솔방울은 주택처럼 보이기도 한다.

      누워서 하늘 보기다. 아니 세상사 잡념을 내려놓고 소나무 보기다. 누군가 친절하게 오카리나를 연주하여 분위기를 잡아준다. 대낮에 꿈속이라도 헤매듯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면서 10분쯤 즐겼다. 몸도 마음도 거뜬하다.
      오늘의 비단물결 금강트레킹은 양산팔경에서 즐겼다. 멀리서 바라보는 강은 한없이 편안하게 보였지만 가까이서 보는 강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냥 멋있고 조용하게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여울물 소리와 함께 분주하였다.
      갈대를 비롯한 잡풀이 우거졌다. 한 쪽으로 치우친 물길에 이끼가 많이 끼었고 수온이 차가워 물고기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반듯하게 쌓은 강둑이 깔끔하지만 곡선의 자연스러움이 사라져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다.

    - 2017.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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