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팔당댐 어도 설치 \'발목 잡는다\'

[환경시사일보 2004-12-16]

한강청, 예산지원에 미온적 태도 보여
한수원 \"정부지원 없어도 추진하겠다\"
 
한강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돕는 서울시의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생태복원에 앞장서야 할 환경부가 한강수계 댐 어도 설치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환경부와 서울시, 한국수력원자력(주) 등에 따르면 \'잠실수중보 어도 개선사업\'이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의 발주로 내년초 착공할 예정이다.
오는 2006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번 사업은 기존 어도의 단점을 대폭 보완하도록 설계돼 그간 물길이 막혀 한강 상·하류간 이동이 원활치 않았던 물고기들의 이동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사업이 완료되면 한강 상류의 경우, 팔당댐까지는 물고기들의 물길이 어느 정도 보장될 전망이다.
하지만 남·북한강 상류 모든 수계에 물고기들의 이동통로를 확보하지는 않더라도 팔당댐에는 우선적으로 어도를 설치, 한강 본류라도 물고기 이동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한전(현재 한국수력원자력)에서는 지난 \'99년 10월, 해수부로부터 \'댐과 하구둑에 어도설치 추진 협조요청\'이란 공문을 접수받고 한전 전력연구원과 강릉대학교 공학연구소에 \'팔당댐 어도설치 연구용역\'(\'00년 11월∼02년 5월까지 18개월간)을 맡겨 결과물까지 제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또, 2002년에는 팔당댐 어도설치 사업을 본격 수행하기 위해 한강유역환경청과 경기도 등 유관기관과 수시로 접촉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는 팔당댐 어도 설치사업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며 예산의 20% 지원을 약속하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한국수력원자력(주)(구 한전) 수력실 배봉원 과장은 \"당시 경기도 환경국 관계자는 \'한전에서 어도설치 전체예산의 50%를 부담하고 경기도가 20%, 나머지 30%는 정부차원의 지원금으로 충당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히고 \"한강유역청은 담당 사무관이 \'팔당댐 어도 설치는 좋은 계획이지만 환경부 예산 여유가 없어 지원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수질정책과 조영두 사무관은 \"팔당댐 어도 설치와 관련, 과거 한강유역청과 한전이 접촉을 가졌다는 사실은 금시초문이다\"라며 \"팔당댐 어도 는 원칙적으로 생태복원적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사무관은 또, \"어도 설치는 사업타당성 검토 등을 거쳐 규모나 예산에 대한 구체적 조사가 이뤄진 뒤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수원은 현재 기 수행된 연구보고서에서 산출된 팔당댐 어도설치 추정예산 161억원 가운데 정부차원의 지원금은 포기하고 경기도 등으로부터 일부 지원 받거나 자체적으로 부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수원은 오는 2006년 잠실수중보 어도 개선사업이 완료되면 생태계 모니터링을 실시한 뒤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하고 실시설계를 거쳐 공사를 착공, 오는 2011년초 팔당댐 어도설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잠실수중보 어도 개선사업이 끝나는 2006년 이후에도 한강의 물고기들은 팔당댐을 끝으로 더 이상 한강상류로 오르지 못할 전망이다.